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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

[도서 리뷰]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 - 광기에 휩싸인 창조자 vs 복수의 추적자 괴물

by 제이네스(Jness) 2023.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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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셸리 - 프랑켄슈타인

저주받을 창조자! 왜 당신은 스스로도 역겨워 고개를 돌릴 만큼 소름 끼치는 괴물을 만들었는가?

 

▣ 소설 <프랑켄슈타인>의 저자 메리 셸리

소설 <프랑켄슈타인>의 저자는 메리 셸리로 그녀는 과학소설의 어머니로도 불립니다. 그녀가 처음 소설을 출판했을 때 소설의 제목은 <프랑켄슈타인 또는 현대의 프로메테우스>이었습니다. 그녀는 당시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출판하지 않고 익명을 사용했습니다. 당시 문학계에서 여성 작가의 위치, 소설의 파격적인 내용 등의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지인과의 대화 속에서 공포 이야기를 상상하던 중에 우연히 구상하게 된 소설 <프랑켄슈타인 또는 현대의 프로메테우스>는 그녀의 나이 만 20세에 집필한 소설입니다. 

 

소설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는 주인공 프랑켄슈타인의 이야기이고, 2부는 프랑켄슈타인이 만든 괴물의 이야기이며 3부는 프랑켄슈타인과 괴물의 이야기입니다. 

 

번갯불이 비치자 그 형상이 뚜렷하게 보였다. 거대한 체구, 흉측한 얼굴, 인간이라고 할 수 없는 소름 끼치는 모습. 그놈을 보자마자 나는 놈이 내가 생명을 주었던 비열하고 더러운 악마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프랑켄슈타인
“우리 장르는 200년 전, 메리 셸리라는 19세 천재 소녀의 발명품이다.” 어떤 SF 작가의 고백처럼,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과학을 소재로 한 SF 장르는 놀랍게도 이 책으로부터 출발한다. 『프랑켄슈타인』은 2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과학 발전의 명암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언급되는 작품이며, 괴물에 관한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김으로써 오늘날 인공지능, 유전공학, 복제인간 등의 이슈에서 활발한 토론의 장을 마련하고, 《터미네이터》, 《블레이드 러너》, 《아이, 로봇》 등의 탄생에도 결정적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작가는 산업혁명 당시 큰 관심사였던 갈바니(Luigi Galvani, 1737~1798)의 생체전기 실험을 참고했고, 전기 · 화학 · 해부학 · 생리학 등의 발달과 당시 과학자들의 생명 창조에 관한 고민을 토대로, 자신의 여행 경험을 작품에 녹여냈다. 특히 19세기 작품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인공생명체를 주제로 최근 논의되는 기본개념, 가령 전기자극, 세포배양, 줄기세포, 체세포 복제 등의 복잡한 과학적 이슈의 원형을 정교하게 배치해 넣었다. 또한, 괴물 이야기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독해가 가능하다. 인간 내부의 무의식이 실체화되어 주인에게 모반을 일으키는 ‘분신’의 관점, 인간의 비극적 성장 과정을 그린 ‘성장소설’ 관점, 폭력과 복수로 범벅이 된 괴물의 삶은 자신이 처했던 ‘사회 상황’의 산물이라는 관점,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가부장적인 욕망이 빚어낸 끔찍한 결과를 소설로 담아낸 것이라는 ‘페미니즘’ 관점 등이 있다. 최근 인공지능의 눈부신 발전으로 “창조자가 이해하지 못하는 엄청난 능력을 지닌 피조물”에 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연구 중인 여러 ‘프랑켄슈타인 실험’이 결국 인류를 어디로 이끌어갈지 자못 궁금해진다. 21세기에도 여전히 생각거리와 울림을 주는 이 생생한 작품을, 현대지성 클래식에서는 『프랑켄슈타인』과 메리 셸리를 전공한 번역가의 꼼꼼한 번역과 깊은 해제를 담아 선보인다.
저자
메리 셸리
출판
현대지성
출판일
2021.05.21

▣ 소설 <프랑켄슈타인> 줄거리

 ◑ 1부 : 프랑켄슈타인

소설의 첫 시작은 북극 얼어붙은 땅으로 모험을 떠난 선장, 윌튼의 편지로 시작합니다. 그는 자신의 누나에게 자신이 겪은 모험담을 편지에 적어 보냅니다. 그러다 윌튼은 자신이 겪은 아주 기괴한 사건 하나를 편지에 적습니다. 불의의 사고로 얼음에 포위되는 상황에 쳐했고 그 장소에서 썰매를 끄는 한 거인의 존재를 보았으며 얼음조각에 실려 표류한 어떤 남자를 구해주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이 표류되다 윌튼에게 구해진 남자는 윌튼에게 자신의 삶을 고백하며 이야기는 펼쳐집니다. 

 

남자의 이름은 프랑켄슈타인. 스위스 제네바 출신의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난 남자입니다. 공부도 성실하게 했으며 특히 화학 분야에 큰 흥미를 보이는 남자였습니다. 그는 과학을 공부하던 중 "생명의 기원"에 대해 큰 관심을 보입니다. 그러다 그는 생명의 경이로운 비밀까지 터득하게 됩니다. 번쩍이는 아이디어에 사로잡힌 그는 실험실에 틀어박혀 시체 조각을 만지며 생명의 도구를 끌어모아 죽은 생명에 불꽃을 불어 넣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디어는 성공합니다. 흉측하고도 끔찍한 괴물이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키 240m에 희끄무레한 눈, 쭈글쭈글한 피부에 새까만 입술, 피부 아래 시퍼렇게 드러난 동맥과 섬뜩한 근육. 프랑켄슈타인은 자신이 창조한 피조물의 흉측한 모습에 공포를 참지 못하고 실험실을 뛰쳐나와 도망갑니다. 

 

아 맙소사! 놈의 누런 피부 아래 움직이는 근육과 동맥들이 거의 다 드러나 보였다. (중략) 희끄무레한 눈구멍이 자리 잡은 그 눈구멍과 거의 비슷한 빛깔의 축축한 눈과 쭈글쭈글한 피부, 그리고 불거진 새까만 입술과 대조를 이루어 더욱 섬뜩하기만 했다. 

 ◑ 2부: 괴물

다음 날 프랑켄슈타인은 다시 실험실로 찾아갔지만 이미 괴물은 사라져버린 후였습니다. 며칠 뒤 프랑켄슈타인은 그의 사촌이자 약혼녀였던 엘리자베스로부터 프랑켄슈타인의 동생인 윌리엄이 살해당했다는 편지 한통을 받습니다. 범인은 프랑켄슈타인이 만든 그 괴물이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괴물의 존재를 알지 못했고 거짓 증거들이 나오면서 프랑켄슈타인 집에서 일하는 하인이 무고하게 범인으로 몰려 사형집행을 당합니다. 충격적인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프랑켄슈타인은 죄책감과 괴로움에 휩싸입니다. 그리고 프랑켄슈타인 앞에 그 괴물이 나타납니다. 분노에 찬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을 향해 저주와 분노를 쏟아붓고 괴물은 그동안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을 설명합니다. 

 

괴물은 자신의 흉측한 모습에 겁을 먹고 공격하는 사람들을 피해 산 속으로 도망갑니다. 그러던 중 자신의 은신처 옆 아주 작은 오두막에서 살고 있는 가족을 관찰하게 됩니다. 괴물은 그 가족들을 관찰하며 언어와 지식을 습득합니다. 그리고 가난하지만 단란하고 행복한 가족을 부러워하며 동경합니다. 괴물은 그들이라면 자신을 이해해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들과 친구가 되고 싶어합니다. 몰래 그들을 도와주며 그들과 가까워지길 소망합니다. 괴물은 용기를 내 가족들 앞에 등장하지만 괴물의 모습에 놀란 가족들은 그를 공격하고 내쫓습니다. 괴물은 다시 분노와 수치심에 괴로워합니다. 그리고 자신을 비난하고 공격하는 사람들과 자신을 이렇게 만든 창조자에게 분노하며 복수를 계획합니다. 그리고 우연히 프랑켄슈타인의 동생을 만나게 되고 그를 목졸라 죽이면서 환희와 승리감에 도취됩니다. 

 

자신에게 일어난 일과 자신이 왜 그랬는지를 설명하며 괴물은 프랑켄슈타인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합니다. 자신과 똑같이 흉측한 모습을 한 여자를 만들어준다면 프랑켄슈타인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 앞에 나타나지 않겠다는 제안이었습니다.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의 제안에 승낙하고 맙니다. 

 

사람들 누구나 추한 것들을 미워하지. 그러니 어떤 생명체보다도 추한 내가 얼마나 혐오스러울까! 그대 나의 창조자여. 하물며 당신까지도 피조물인 나를 혐오하고 멸시하고 있소.

 ◑ 3부 : 프랑켄슈타인 vs 괴물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의 제안을 들어주기 위해 다른 지역으로 떠나 여자 피조물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또 다시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깨달으며 괴로움과 광기에 휩싸입니다. 결국 그는 거의 다 완성된 여자 피조물을 찢어버립니다.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던 괴물은 자신의 제안을 거절하고 자신의 동반자를 죽인 프랑켄슈타인에게 영원한 복수를 선언합니다. 괴물은 프랑켄슈타인의 절친 클레르발을 살해하고 약혼녀 엘리자베스 마저 죽입니다. 충격적인 사건의 연속으로 끝내 프랑켄슈타인의 아버지까지 병으로 돌아가시자 프랑켄슈타인 역시 괴물을 향해 복수의 칼날을 빼어듭니다. 이제 창조주와 피조물은 서로를 쫓으며 서로를 향해 복수를 내리 꽂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쫓다 결국 북극의 고립된 땅까지 오게 되었고 그곳에어 프랑켄슈타인과 윌튼이 만나게 된 것입니다. 

 

프랑켄슈타인은 병약해지며 결국 죽음을 맞이합니다. 프랑켄슈타인의 죽음을 확인하러 온 괴물은 울부짖으며 우리튼에게도 사진의 상황과 자신의 생각, 감정을 쏟아냅니다. 그리고 괴물도 자신도 곧 죽을 것이라는 말을 남기고 어둠 속으로 사라지며 이야기는 마무리됩니다. 


▣ 소설 <프랑켄슈타인>을 읽고

소설 <프랑켄슈타인> 속에는 창조창조에 따른 결과물이 등장합니다. 

 

인간은 창조하는 존재입니다. 소설은 그 창조의 범위를 '생명'으로 잡고 창조와 결과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인간이 창조하는 대상은 생명 뿐 아니라 과학, 정책, 법, 이념, 이야기, 글, 노래 등 심지어 우리가 지금 말하고 있는 이 문장마저도 인간은 많은 것을 창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프랑켄슈타인의 창조 그리고 결과물에 대한 이야기를 엿보고 있으면 아주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무책임성에 기반한 창조

프랑켄슈타인의 창조는 무책임성에 기반합니다. 그의 광기와 의욕은 그의 목적대로 생명을 만들어냈지만 그는 그 생명을 지키지 않고 내버려두며 도망쳤습니다. 과학자로서 자신의 창조에 대해 전혀 책임을 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생명에 대한 자신의 그릇된 욕망과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한 창조 행위는 욕망과 충족되자 그것으로 끝나고 그 이후의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오직 자신의 본능적인 욕망과 호기심 때문이었습니다. 

 

우리는 많은 것을 생산합니다. 생산하고 창조하며 가공하고 다시 생산합니다. 우리의 정책, 법, 이념, 이야기, 글, 노래 등 우리가 만들어내는 이 모든 것들은 어떠한 이유때문에 만들어지고 있는걸까요? 순간의 즐거움, 욕망 혹은 본능 때문에 만들어지는 것이라면 프랑켄슈타인처럼 광기에 휩싸인 창조가 되어버리는건 아닐까요

 

나는 당신의 아담이건만 아무런 죄도 없이 당신에 의해 기쁨에서 쫓겨나 타락한 천사가 되었소.

 

 ◑ 결과물을 다루는 과정

괴물은 자신의 정체성과 가치를 알지 못합니다. 창조자인 프랑켄슈타인이 설명해 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괴물은 자신이 누구인지, 왜 태어났는지, 무슨 목적을 가지고 살아야하는지 알기 위해서 창조자인 프랑켄슈타인을 찾아다닙니다. 그 과정에서 괴물은 사람들에 의해 흉측하고 혐오스러운 대상으로 여겨지면서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살지 못합니다. 사람들에게도 아무런 설명을 듣지 못합니다. 창조자를 포함한 모든 세상의 사람들이 자신을 비난하고 저주하며 도망칩니다. 괴물은 사회화가 되지 못합니다. 본능과 감각만으로 삶을 살아갑니다. 지배하는 것은 오직 배고픔과 수치감, 모멸감과 불안감입니다. 

 

그는 이름조차 없습니다. 소설에서도 그를 '괴물', '피조물', '악마'라고 표현합니다. 우리가 만들어내는 모든 것에도 분명한 설명이 필요합니다. 이유 없이 존재하는 것은 없습니다. 이름이 붙여지고 존재 이유가 설정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말하는 말조차도 그러합니다. 의미가 부여되어야 하고 이 말에 대한 책임을 지어야 합니다. 우리의 행동도, 관계도, 사회와 정책, 법 모두가 그러합니다. 의미가 부여되어야 하고 존재 이유가 설명되어야 합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으니까요. 

 

그저 가슴속에는 불타오르는 영원한 복수심만이 내가 살아 있을 수 있게 해주었다.

 

▣ 소설 <프랑켄슈타인> 리뷰를 끝내며

소설 <프랑켄슈타인>이 아직까지도 뮤지컬과 영화 등으로 각색되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는 독특한 소재로 파격적이고 흥미로운 이야기이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프랑켄슈타인과 괴물을 통해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창조의 의미와 그것이 어떻게 다뤄져야하는지, 괴물은 어떻게 만들어지며 이성과 합리성의 가치는 다른 가치보다 우선될 수 있는지, 감정과 감각 그리고 이성은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야하는지 등 많은 부분을 함께 생각해볼 수 있는 주제라고 생각됩니다. 

 

나처럼 불완전하고 외로운 존재가 비참함을 겪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일 거요. 헌데, 이 고결한 존재들은 무엇 때문에 불행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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