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체온끼리는 서로 온도를 느낄 수 없고 뜨거운 탕도 오래 있다 보면 못 느끼는 법. 우리는 뜨거운 탕에 앉아 오히려 시원하다고 합니다. 식었다고 하지 않습니다.
▣ 저자 설명
책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의 저자는 정재찬 교수입니다. 정재찬 교수는 한양대학교 교수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대표작은 <시를 잊은 그대에게>입니다. 그는 시 소믈리에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만큼 대중들에게 시를 전해주고 시를 소개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가 대중들에 인기를 받게 된 것은 아주 독특한 한 강의 때문입니다. 저자는 직업이 교수기 때문에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를 강의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자는 공대생을 대상으로 하는 시 강좌를 개설합니다. 그리고 학생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냅니다. 그래서 이 강의를 담은 책을 써 펴냅니다. 이번에는 대중들이 그 책에 열광하기 시작합니다. 그 책이 바로 <시를 잊은 그대에게>입니다. 이후 다양한 매체를 통해 대중들에게 시를 전해주며 시의 아름다움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 책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 소개
2020년 저자는 다시 한 번 시로 대중들에게 다가갑니다. 바쁘고 고단하게 살아가는 모든 일반 대중들에게 인생에 대해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시를 들고 옵니다. 독자들로 하여금 우리의 인생은 어떤 것인지, 어떤 모양으로 존재하고 있는지 전해줍니다. 저자는 어떠한 시와 문장으로 대중들에게 다가왔을까요.
책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에는 총 14개의 키워드가 나옵니다. 모두 인생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입니다.
생업, 노동, 아이, 부모, 몸, 마음, 교육, 공부, 열애, 동행, 인사이더, 아웃사이더, 가진 것, 잃은 것
저자는 14가지 키워드를 주제로 시와 문장을 전해줍니다. 그리고 다시금 생각하게 만듭니다. 우리에게 생업이 무엇인지, 노동은 어떤 모양인지, 아이와 부모는 누구인지, 몸과 마음은 어떤 의미인지.
저자는 정의내리지 않습니다. 여러분 인생은 이러한 것입니다.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다만 들려줄 뿐입니다. 시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고, 소설에서는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고. 받아들이는 것도 이해하는 것도 모두 독자의 몫입니다. 그러니 책을 읽고 얼마나 따듯해졌는지 얼마나 미지근해졌는지 역시 독자의 몫 같습니다.
책에 나온 수많은 시 중 특별히 기억 남는 몇개의 시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그것이 애도 아니겠습니까. 우리네 짧은 인생에도 그런 정도의 여운과 여백은 허락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딸이 이럴 때마다 저럴 때마다
아빠가 어떻게든 해볼게
딸에게 장담하다 어쩐지 자주 듣던 소리다
가슴 한 쪽이 싸해진다
먹고 죽을 돈도 없을 내 아배
아들이 이럴 때마다 저럴 때마다
아부지가 어떻게든 해볼게
장담하던 그 가슴 한쪽은 어땠을까
아빠가 어떻게든 해볼게
걱정 말고 네 할 일이나 해
딸에게 장담을 하면서도 마음속엔
세상에서 수시로 꼬리를 내리는 내가 있다
장담하던 내 아배도 마음속으론
세상에서 무수히 꼬리를 내렸을 것이다
아배의 꼬리를 본 적이 있었던가
아무리 생각해도 아배의 꼬리는 떠오르지 않는데
딸은 내 꼬리를 눈치챈 것만 같아서
노심초사하며 오늘도 장담을 하고 돌아서서
가슴 한쪽이 아려온다 꿈틀거리는 꼬리를 누른다
- 아버지의 꼬리 . 안상학
타인의 손에 이마를 맡기고 있을 때 나는 조금 선량해지는 것 같아
너의 양쪽 손으로 이어진 이마와 이마의 아득한 뒤편을 나는 눈을 감고 걸어가보았다
이마의 크기가 손바닥의 크기와 비슷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가난한 나의 이마가 부끄러워 뺨 대신 이마를 가리고 웃곤 했는데
세밑의 흰 밤이었다
어둡게 앓다가 문득 일어나 벙어리처럼 울었다
내가 오른팔을 이마에 얹고 누워 있었기 때문이었다
단지 그 자세 때문이었다
- 나는 잠깐 설웁다 / 허은식
너는 내가 낳은 첫애 아니냐. 니가 나한테 처음 해보게 한 것이 어디 이뿐이간? 너의 모든게 나한테는 새 세상인디. 너는 내게 뭐든 처음 해보게 했쟎어. 배가 그리 부른 것도 처음이었구 젖도 처음 물려봤구. 너를 낳았을 때 나 나이가 꼭 지금 너였다.
- 엄마를 부탁해 / 신경숙
봄철의 꽃더러 가을에 열매 맺으려고 요다지도 예쁘게 치장했느냐고 나무랄 수는 없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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